산불로 전소된 강릉 인월사, 세계건축상 대상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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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은 승복 한 벌뿐… 그리고 재건이 시작됐다
2023년 동해안 대형 산불은 강릉 인월사를 흔적도 없이 태워버렸다. 비구니 스님들에게 남은 것은 승복 한 벌이 전부였다. 이후 전국의 스님들과 불자들의 정성이 모이면서 재건 작업이 시작됐고, 설계는 건축가 윤경식에게 맡겨졌다.
그 결과물이 올해 제53회 세계건축상(WA Awards) 대상을 수상했다. 단순한 복구를 넘어선 건축적 재해석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경포호에 비친 달’… 경전에서 출발한 설계
인월사(印月寺)라는 이름은 ‘경포호에 비친 달의 형상’을 뜻한다. 윤경식 건축가는 ‘부처의 눈썹이 초승달을 닮았다’는 경전의 기록에서 설계의 출발점을 잡았다. 좁고 긴 대지 조건을 직각의 전통 가람 배치 대신, 유기적인 곡선으로 풀어낸 것이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현재의 기술과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 프로젝트를 두고 건축계에서는 ‘하이테크 전통’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불교 건축이 전통 목조 양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종교적 상징을 현대 건축의 언어로 번역한 시도다.


세계건축상 대상… 한국 현대 종교 건축의 가능성
제53회 세계건축상(WA Awards)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건축상 중 하나로, 전 세계 수백 개 작품이 경쟁하는 무대다. 인월사가 이 무대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 하나가 상을 받은 것이 아니다. 재난 이후의 재건이 공동체의 신앙과 현대 건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가능성을 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은 것이다.
불교계에서도 이번 수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대 도시 환경에서 사찰 건축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인월사가 하나의 답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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